너른마당 사회적협동조합

리더예술인김은정

참여예술인 강대유 , 박소희 , 방선혜 , 성지혜 , 임진희

기업기관너른마당 사회적협동조합

협업주제
협업 주제 함께 놀고, 먹고, 움직이며 발견하는 우리들의 표현 이번 협업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보다 ‘어떻게 서로를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너른마당의 구성원들은 각기 다른 장애 특성과 의사소통 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올해 함께하는 저학년 구성원 가운데에는 말과 글을 통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를 의사소통 능력의 부족으로 바라보기보다, 우리가 소통이라고 생각해온 방식이 지나치게 언어에 의존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묻고자 한다. 이에 이번 협업에서는 장애인 구성원을 무언가를 배우는 학생이나 교육의 대상으로, 예술가를 프로그램을 전달하는 강사로 설정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반응하는 사람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각자의 소통 방식을 발견하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을 협업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 중심에는 구성원들이 이미 일상에서 보여주고 있는 몸짓과 움직임, 소리와 표정, 반복되는 행동,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특정한 사물이나 음악에 대한 반응 등이 있다. 예술가는 이러한 행동을 미리 정해놓은 예술적 표현으로 교정하거나 유도하기보다 세심하게 관찰하고 함께 반응한다. 어떤 몸짓이 반복된다면 그 몸짓의 리듬을 함께 따라가보고, 특정한 소리나 음악을 좋아한다면 그것을 움직임과 연결해보는 식이다. 이를 통해 참여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표현이 음악, 움직임, 미술, 놀이 등 다양한 예술적 표현으로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함께 탐색한다. 이를 위해 초기에는 완성된 프로그램을 실행하기보다 다양한 활동의 ‘판을 깔아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특별한 규칙 없이 몸과 감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놀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자유롭게 움직이기, 몸으로 문자와 모양 만들기, 물감과 주변 사물을 만지고 찍으며 흔적 남기기 등을 시도한다. 중요한 것은 정해진 결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활동에 참여자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무엇을 선택하는지를 발견하는 것이다. ‘먹고 사는 일상’ 역시 중요한 협업의 매개로 삼는다. 함께 시장에 가서 재료를 고르고, 달고나나 샌드위치, 도토리묵무침 등을 만들고 나누어 먹는 과정은 단순한 요리 활동이 아니라 서로의 취향을 발견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시간이 된다. ‘식구’가 본래 ‘밥을 함께 먹는 사람’을 의미하듯이, 예술가와 기관 구성원이 함께 만들고 먹고 시간을 보내는 일상 자체를 하나의 공동 창작 과정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음악, 움직임, 미술, 놀이, 음식은 각각 독립된 프로그램으로 끝나지 않고 서로 연결된다. 예를 들어 온몸으로 물감을 사용하고 주변 사물의 질감을 탐색하며 흔적을 남기는 ‘우리 극장 짓기’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은 이후 활동의 공간이나 오브제가 될 수 있다. 참여자들이 좋아하는 음악과 그에 반응하여 자연스럽게 나타난 움직임 역시 다음 활동의 재료가 되어 음악과 움직임이 결합된 작은 신체 작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초기에는 다양한 만남과 놀이를 통해 참여자 개개인의 몸짓과 취향, 관심사와 반복되는 행동을 발견하고, 이후에는 그중 자연스럽게 반응이 이어지는 활동을 선택하여 지속적인 협업으로 발전시킨다. 처음부터 공연이나 작품이라는 결과를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앞선 만남에서 발견된 것을 다음 만남의 재료로 삼으며 활동 자체가 조금씩 변화하고 확장되는 방식이다. 협업의 과정은 사진과 짧은 영상, 참여자의 작업물, 예술가의 관찰 기록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기록한다. 기록의 목적 역시 완성도 높은 결과 영상을 제작하는 데 있지 않다. 시장에 가는 길, 함께 음식을 만드는 모습, 음악에 반응하는 몸짓, 물감놀이에서 만들어진 흔적처럼 서로를 알아가며 생겨나는 작은 변화들을 축적하여 만남과 관계 형성의 과정을 보여주는 아카이브로 만들고자 한다. 마지막에는 그동안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견된 음악과 움직임, 오브제와 공간, 음식 등을 다시 한자리에 모으는 작은 만남의 자리를 마련한다. 완성된 연극공연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들이 자신이 좋아하고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자리이다. 누군가는 움직이고, 누군가는 음악을 연주하거나 듣고, 누군가는 자신이 만든 것을 보여주고, 누군가는 음식을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건넬 수 있다. 기관의 다른 구성원과 교사, 가족, 지역의 사람들을 초대해 함께 먹고 보고 듣는 작은 파티나 카페테아트의 형태로 발전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결국 이번 협업에서 발견하고자 하는 것은 장애인 구성원에게 새롭게 가르쳐야 할 예술적 표현이 아니다. 이미 각자가 가지고 있는 몸짓과 감각, 취향과 일상의 행동을 서로 발견하고 반응하면서 그것이 어떻게 ‘우리들의 표현’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를 탐색하는 것​이다. 함께 놀고, 먹고, 움직이고, 만들며 서로의 표현 방식을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이번 협업의 주제이자 예술적 방향이다.
협업 키워드
#지역활성화 #장애예술 #몸짓 언어 #소통 #어울림
팀소개
서로 다른 여섯 개의 언어로, 함께 만나는 방법을 찾는 팀 우리 팀은 연극 연출, 음악과 음악치료, 움직임과 접근성, 프로세스 아트, 영화와 영상, 문화예술기획 등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해온 여섯 명의 예술가로 구성되어 있다. 작업의 분야와 경험은 서로 다르지만, 이번 협업에서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질문은 하나다.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만날 것인가.’ 이 질문에서 우리 팀의 협업 주제인 ‘함께 놀고, 먹고, 움직이며 발견하는 우리들의 표현’​이 출발했다. 올해 우리가 만나는 너른마당의 초등반 구성원 가운데에는 말과 글을 통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최중증장애인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 팀은 이를 소통 능력의 부족으로 규정하기보다 우리가 그동안 소통을 지나치게 언어 중심으로 생각해온 것은 아닌지 질문하고자 한다. 말이 아니더라도 사람은 몸짓과 표정, 움직임과 소리, 반복되는 행동, 사물에 대한 반응,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등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미리 완성된 예술 프로그램을 만들어 참여자에게 전달하는 방식보다 다양한 활동의 ‘판을 깔아보고’ 그 안에서 나타나는 참여자의 반응을 함께 발견하는 방식을 택한다. 특별한 규칙 없이 몸으로 노는 것에서 시작하여 음악을 듣고 움직이고, 물감과 다양한 재료를 만지고 흔적을 남기며, 함께 시장에 가고 음식을 만들고 나누어 먹는다. 놀이, 음악, 움직임, 미술, 음식이라는 서로 다른 활동은 개별 프로그램으로 끝나지 않고 앞선 활동에서 발견한 반응과 표현이 다음 활동의 재료가 되면서 서로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여섯 예술가의 서로 다른 전문성은 하나의 협업 안에서 각기 다른 역할을 담당한다. 김은정은 연극 연출가이자 팀의 리더로서 기관과 예술인, 예술인과 예술인 사이를 연결하고 조율한다. 서로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하나의 협업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전체적인 흐름을 살피며, 동시에 참여예술인으로서 프로그램의 기획과 현장 활동에 직접 참여한다. 강대유는 피아노를 전공하고 오랫동안 장애인 음악교육과 음악치료를 진행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음악과 움직임을 담당한다. 음악을 인지하거나 학습해야 하는 대상으로 제시하기보다 몸과 감각을 즉각적으로 자극하는 매개로 활용하여, 참여자들이 음악에 반응하면서 자신만의 소리와 움직임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한다. 박소희는 장애와 접근성을 중심으로 공연예술 작업을 지속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참여자와 예술가 사이의 관계와 활동의 흐름을 세심하게 살핀다. 특히 한 번의 만남에서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참여자의 몸짓, 표정, 소리, 반복 행동과 선호를 메모, 글, 사진, 드로잉, 작업물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축적한다. 이러한 기록을 다음 만남에 다시 반영함으로써 기록이 참여자를 알아가고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자료가 되도록 한다. 방선혜는 프로세스 아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재료와 감각 경험을 통해 나타나는 참여자의 자연스러운 몸의 움직임과 반응을 탐색한다. 정해진 결과물을 만들도록 유도하기보다 참여자가 어떤 재료를 선택하고 어떻게 만지고 움직이며 어떤 흔적을 만들어내는지를 관찰하고, 그 과정에서 발견되는 시각적 표현을 다른 예술 활동과 연결한다. 성지혜는 영화감독이자 영상 창작자로서 협업 전체의 영상 아카이빙을 담당한다. 단순히 프로그램의 진행 장면을 촬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생겨나는 몸짓과 표정, 소리와 움직임, 놀이의 리듬과 관계의 변화를 사진과 영상으로 축적한다. 촬영된 기록은 최종 결과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발견했고 무엇을 놓쳤는지를 다시 살펴보며 다음 활동을 만들어가는 자료로 활용한다. 임진희는 다양한 문화예술교육과 지역 기반 프로젝트의 기획·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팀의 아이디어를 실제 프로그램의 구조와 실행으로 연결한다. 참여자들의 반응과 현장의 상황에 따라 프로그램을 조정하고 보완하며, 성북구에서 축적해온 문화예술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너른마당과 지역의 사람, 공간, 기관이 만날 수 있는 가능성도 함께 모색한다. 우리 팀의 특별한 점은 이처럼 한 사람의 표현을 하나의 방식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한 참여자의 작은 움직임을 강대유는 음악과 리듬의 반응으로 발견할 수 있고, 방선혜는 재료와 신체가 만나 만들어내는 흔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박소희는 반복되는 행동과 관계의 변화로 기록할 수 있다. 성지혜는 그것을 시간의 흐름을 가진 영상으로 포착하고, 임진희는 다음 활동으로 연결할 수 있으며, 김은정은 이러한 서로 다른 발견들이 하나의 협업 안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전체를 조율한다. 어느 한 사람의 해석으로 참여자를 규정하기보다 서로 다른 예술가의 시선이 겹치면서 한 사람의 다양한 표현을 발견하는 구조이다. 또한 우리 팀에서 기록은 결과를 남기는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협업을 진행하는 방법 자체이다. 영상과 사진뿐 아니라 관찰 메모, 글, 드로잉, 참여자의 작업물, 음악과 움직임의 흔적 등을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함께 살펴본다. 이전 만남에서 무엇을 좋아했는지, 어떤 순간에 움직였는지, 무엇을 불편해했는지를 기억하고 그것을 다음 만남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따라서 ‘관찰-기록-공유-다음 활동’이 반복되면서 프로그램 역시 참여자와의 만남에 따라 계속 변화한다. 최종적으로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은 예술가들이 계획한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 아니다. 함께 놀고, 움직이고, 만들고, 먹으며 발견한 음악과 몸짓, 이미지와 오브제, 음식과 기록들이 자연스럽게 한자리에 모이는 작은 만남의 장이다. 누군가는 움직이고, 누군가는 음악을 만들거나 듣고, 누군가는 자신의 흔적을 보여주며, 누군가는 음식을 나눌 수 있다. 각자가 자신에게 가능한 방식으로 참여하는 작은 파티 혹은 카페테아트와 같은 형태를 상상하고 있다. 결국 우리 팀의 협업은 장애인 구성원에게 새로운 표현을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지만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각자의 표현을 여섯 개의 서로 다른 예술적 언어로 만나보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참여자와 예술가, 기관과 지역사회가 서로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만나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우리 팀이 이번 협업을 통해 만들어가고자 하는 방향이다.